25일 법무부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검사장을 직무에서 사실상 배제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26일 자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내고 직접 감찰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오늘 밝혔다.
법무부는 한 검사장이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만큼 공소제기 여부와 별개로 비위에 따른 징계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감찰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에 대한 1차 감찰 권한은 대검 감찰부에 있다.
다만 법무부 감찰규정은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여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감찰사건'의 경우 법무부가 직접 감찰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법무부는 직접 감찰 결정이 법무부 감찰규정 제5조의2 제3호에 근거한 것이다고 밝혔다. 규정에 따르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감찰 사건의 경우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여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에 법무부가 직접 감찰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한 검사장을 상대로 한 감찰을 할 것을 명령했다는 것이다.
이에 한동훈 검사장은 이날 법무부가 자신에 대한 감찰 착수 계획을 밝힌 직후 "무고함이 곧 확인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검사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기만 한다면 저의 무고함이 곧 확인될 것으로 생각하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전보 조치에 대해서는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조치이나, 어느 곳에서든 공직자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검사장은 채널A 이모(35)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제보하라'며 이철(55·수감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상대로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친분 있는 검사장이 있다'고 압박했다는 검언유착 의혹사건에서 거명된 검사장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이달 초 한 검사장을 강요미수 피의자로 입건하고 휴대폰을 압수해 분석하는 한편 소환 조사를 검토해 왔다.
검찰은 이 기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보고를 대검에 올렸으나, 검찰 수뇌부에서는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해 결론을 내지 않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구본선 대검 차장검사가 주재하고 검사장 5명이 참여하는 부장회의에 수사지휘를 맡겼다. 이 기자 측은 검찰 외부 법률전문가들에게 기소 여부 등 판단을 맡겨달라는 진정을 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 19일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
한동훈 검사장은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했고 지금은 세월호 참사 재수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을 수사했다.
2019년 7월,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에 직행하면서 단행한 인사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영전하면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경력을 보면 특수통 검사인 셈이고 검찰 내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으로 평가받는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되었고 검언유착 논란으로 다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되었다.
한동훈 검사는 윤석열 총장이 참여한 주요 사건 8건 중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과 대선 비자금 사건, 2006년 현대자동차 그룹 비리 사건, 2006년 외환은행 매각 사건,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 총 4건을 함께 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대진 현 사법연수원 부원장도 8건의 사건 중 3건을 윤 총장과 함께 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